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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실한 루터교 신자였던 바흐가 말년에 완성한 유일한 가톨릭 미사곡ㅣMass in B minorㅣJ.S.BachㅣKyrie elei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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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썸네일 성경과외 해주는 신부
구독자: 68100  조회수: 208931회  유튜브등록일: 2025-03-30
#사순절 #바흐 #B단조미사곡
'신성한 비장미'
바흐가 작곡한 유일한 미사곡인 [B단조 미사곡]의 첫 번째 곡, Kyrie eleison 키리에 엘레이손(주님, 자비를 베푸소서)을 들어보면 떠오르는 표현입니다. 원래는 Kyrie eleison, Christe eleison, Kyrie eleison 이렇게 단 3마디 희랍어로 이루어진 단순한 구조의 라틴어 전례 성가이지만, 바흐는 이 단순한 말마디를 복잡한 대위법 구조와 깊은 하모니로 엮어냅니다. 참고로 이 영상은 첫 번째 곡 Kyrie eleison이고, 이어지는 두 번째 곡은 Christe eleison (소프라노 듀엣), 세 번째는 또 다른 Kyrie 합창곡입니다. 이 첫 번째 Kyrie 곡은 마치 웅장하고 거대한 구조물 속에서 음 하나하나가 눈물처럼 떨어지는 느낌 혹은 무릎 꿇은 영혼의 간절한 청원처럼 들립니다. 단순한 슬픔의 감정이 아닌, 존재 전체로 바치는 회개와 자비의 호소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이 곡은 소프라노 두 파트, 알토, 테너, 베이스의 복합적인 5성부의 대위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위법의 특성답게 각 성부는 독립적으로 움직이지만, 전체는 하나의 하모니로 통합이 됩니다. 이 곡의 대위법은 르네상스 시대의 가톨릭 음악 스타일인 팔레스트리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바흐 특유의 구조미로 재창조되어 나타납니다.

이 곡은 전형적인 합창곡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모든 파트가 서로 독백을 주고받듯, 마치 한 사람 한 사람의 기도가 모여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구조입니다. 바흐가 설계한 이런 정교한 구조(푸가 기법)때문에 소리만으로도 입체적인 공간 감각을 느끼게 되며, 압도적인 몰입감을 체험하게 됩니다. 또한 감정적으로는 슬픔, 회개, 경외심을 느끼게 되고 역설적으로 폭풍의 눈 한 가운데 있는 것 같은 고요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이 곡은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마치 폭풍우로 아수라장이 된 삶의 현장에서 신의 자비를 간절히 요청하는 인간의 탄원기도처럼 느껴집니다.

미사곡을 시작하는 첫 곡 답게 웅장하고 묵직하게 진행되는데, 듣다보면 마치 하늘을 향해 휘몰아쳐 올라가는 회오리 속에 내던져진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제일 저음부인 베이스에서 시작해서 점점 위로 올라가며 전체를 감싸는 구조에서, 마치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영혼이 된 기분을 느낄수 있습니다. 이 곡의 진가를 제대로 느껴보려면 음악을 크게 들을 수 있는 곳이나, 차량 안처럼 밀폐된 공간 혹은 눈을 감고 이어폰으로 듣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마치 시간과 공간이 멈춘 성스러운 공간 속에 들어선 듯한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수난곡과 B단조 미사곡
바흐의 종교 음악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작품을 꼽아보라면 단연코 B단조 미사곡과 두 곡의 수난곡(마태오, 요한)입니다. 하지만 B단조 미사곡보다 수난곡이 대중적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둘 다 대작이라 연주 시간이 긴 편이란 공통점이 있습니다. B단조 미사곡은 구성이 워낙 복잡하고 라틴어 가사로 된 전통적인 가톨릭 미사 형식에 맞춘 곡이라 대중들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합창의 난이도도 극악이라 어지간해서는 시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바흐 당대 사람들이 이 곡을 들었다면 당시 사용하던 음악적 기법들이 총동원 되었기 때문에 곡 구성에 있어서 그래도 이해가 더 쉽게 될 수 있지만 바로크 시대가 아닌 지금의 대중들은 바흐가 의도한 음악적 장치들에 대한 이해가 없이 구석구석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영상을 만든 이유이기도합니다. 마지막으로 B단조 미사곡은 신앙고백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측면이 강해서 영적 신학적으로는 굉장히 깊지만 서사나 감정의 흐름이 부족하게 느껴질수 있습니다.

반면 수난곡은 대중들에게 친숙하고 구체적인 복음서 스토리텔링(예수님의 수난 서사)을 기반으로 하고,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독일어로 만들어졌고, 실제 루터교 성금요일 예배에서 연주되었고 사용되었던 곡입니다. 게다가 B단조 미사곡처럼 영적이고 구조적인 측면의 완벽성을 꾀하기보다, 수난 이야기에 청중을 참여시키기 위해 감정을 건드리는(제 개인적인 표현으로는 심장을 후벼파는 듯한) 음악적 장치들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수난곡의 수준이 낮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제로 마태오 수난곡이 초연되었을 때, 당시 사람들은 이 곡의 가치를 잘 몰라봤고 자연스레 100년간 잊혀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곡이 길고 대규모 합창단(3팀)과 오케스트라(2팀)를 꾸려야했던 현실적인 이유도 한 몫 했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100년 뒤 멘델스존이 바흐의 수난곡을 재발견해서 베를린에서 재연되었고, 당시 낭만주의 시대의 감성에는 딱 맞는 곡이라 그때부터 세상에 엄청나게 알려지게 된 극적인 배경 스토리도 유명합니다.

바흐의 B단조 미사곡 전체 라이브 공연을 듣고싶은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세요 https://youtu.be/3FLbiDrn8IE?si=sw2dMTbwZ0UVnTLp

Mass in B Minor, BWV 232, Kyrie: No. 1, Kyrie eleison · Collegium Vocale Gent · Philippe Herreweghe · Johann Sebastian Bach

Bach: Mass in B Minor
℗ 1998 harmonia mundi
Released on: 2007-07-31

Conductor: Philippe Herreweghe
Ensemble: Collegium Vocale Gent
Composer: Johann Sebastian B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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