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m Dederit은 가톨릭 신부이자 바로크 음악 거장인 안토니오 비발디가 작곡한 시편 음악 RV608 Nisi Dominus (주님 아니시면)중 가장 고요하고 영적인 네 번째 악장입니다. 이 곡은 시편 127편의 구절을 음악적으로 해석한 바로크 시대의 위대한 걸작입니다. 비발디는 이 곡에서 하느님이 인간에게 주시는 “평화로운 잠”이라는 은총을, 음악을 통해 절묘하게 표현했습니다. 부드럽게 반복되는 현악기 선율은 마치 끝없이 흐르는 평화의 강물처럼 듣는 이의 마음을 초월적이고 신성한 고요함 속으로 이끕니다.
비발디는 "Cum dederit dilectis suis somnum"(그분이 사랑하시는 이들에게 잠을 주시는 동안)이라는 시편 구절에서 "잠"을 영적인 평화와 하느님의 축복으로 해석합니다. 따라서 이 음악은 인간이 애쓰고 노력하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도움 없이는 무의미하다는 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진정한 안식과 위로가 어디에서 오는지 우리에게 일깨워 줍니다. 잔잔하고 서정적인 시칠리아노풍 리듬이 곡 전체를 관통하는 이 곡은 "신의 자장가"라는 별명처럼 듣는 이의 영혼을 어루만져줍니다. 수 세기를 넘어 지금까지도 이 곡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인간의 가장 깊숙한 내면에서 추구하는 영적 평화와 위안을 음악으로 완벽하게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비발디가 가진 음악가로서의 천재성과 가톨릭 신부로서의 깊은 영성이 완벽하게 결합한 이 작품은, 이 곡을 듣는 이에게 치유와 위로를 안겨주는 걸작입니다.
이 영상에서는 두 가지 버전으로 연속해서 나오는데, 첫 번째 버전은 프랑스 소프라노 상드린 피오가 부른 버전(다큐멘터리 영화 Home OST 수록)이고, 두 번째 버전은 독일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이 부른 버전입니다. 같은 곡이지만 소프라노와 알토(카운터테너)의 음색 차이에 따라서 색다른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세 번째로 나오는 곡은 역시 비발디가 작곡한 Filiae Maestae Jerusalem (RV 638)의 라틴어 아리아 Sileant zephyri (산들바람이 잔잔하길)입니다. 이 곡은 성금요일 가톨릭 성무일도 저녁기도에서 Miserere 를 부르기 전에 연주하도록 작곡된 아리아의 일부입니다. 1년중 딱 하루,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날에 불리도록 만들어진 곡이란 뜻입니다. 가사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에 반응하는 자연의 애도입니다. 곧 들판은 얼어붙고, 강물은 흐르지 않으며, 태양과 달은 빛을 잃는 등, 자연 조차도 그리스도의 죽음에 슬퍼하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Nisi Dominus (RV608) 전곡 듣기 (링크 클릭)
https://www.youtube.com/watch?v=YKkSudDPxgk&list=PLs2vq238vU6nlPst_Y6BdFTQc3wlSug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