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요즘 아버지의 병환으로 병원에 자주 왔다갔다면서 의사선생님과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의사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다가, 의사 선생님께서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병원에서 치료가 힘든 환자는 누구인줄 아세요?” 저는 그 질문에 “행패부리는 환자가 아닐까요?”라고 답을 했습니다. 제 답을 들은 의사선생님은 “정답이 아니라고 했습니다.”그 말에 저는 “그럼 치료가 힘든 환자는 누구입니까?”하고 물어봤습니다. 제 질문에 의사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답을 주셨습니다. “제일 힘든 환자는 자신의 병을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는 환자예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병을 잘 안다고 생각하기에 듣도 보도 못한 약 이름을 이야기하며 처방해 달라고 하고, 검사받고 오라고 하면 그런 검사는 받았으니 됐다고 하고, 뭘 해도 다 안다고 여기는 거예요. 그런데 신기한건 그런 환자 일수록 병이 잘 낫지 않아요. 즉 치료를 받기위해 병에 대한 주도권을 내려놓고 따라야 하는데, 주도권을 자신이 쥐려고 하니, 치료가 잘 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를 치유해 주십니다. 당시 사람들은 나병을 하느님이 주신 최고의 벌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제1독서의 말씀처럼 나병이 걸린 사람은 공동체를 향해
“부정한 사람이요 부정한 사람이요.”라고 외치고 공동체에서 따로 떨어져 혼자 지내야하는 큰 병인 것입니다.
나병환자는 병을 낫고자 인간적인 모든 방법을 썼을 것입니다. 오늘날로 치면 코브라도 잡아먹고, 된장도 붙이고, 산삼도 먹고, 하지만 곧 자신이 주도권을 가지고는 더 이상 이 병이 치유될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결국 그는 예수님을 찾아와 자신의 몸의 의지와 마음의 의지를 모두 내려놓고 이렇게 고백을 합니다.
“스승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자신의 주도권을 내려놓고, 주님께 주도권을 드리는 모습을 보신 예수님께서는 그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우리도 주님과의 관계 안에서 내가 주도권을 가지려고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기도를 드려도, 봉사를 해도, 공동체의 관계 안에서 주님을 중심에 놓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도권을 가지려고 합니다. 이런 마음이 생길수록 우리 마음에는 나병과 같은 부스럼이 조금씩 생기게 됩니다. 처음에는 주님 보시기에 좋은 마음과 몸을 지녔다 하더라도, 내 마음에 나병이 생기면 주님도 못 알아보시는 모습이 되고, 결국 공동체 안에서는 불편한 사람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마음의 나병을 고칠 수 있을 까요? 그 정답은 제2독서에 나와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1서의 말씀으로 우리를 향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십시오.”즉 주님의 일을 하면 주님께 온전히 모든 것을 봉헌 하라는 것입니다. 나의 영광을 위해서, 나의 기쁨을 위해서, 나의 행복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주님의 기쁨을 위해서, 주님의 행복을 위해서 하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여러분!
우리가 신앙을 갖는 다는 것은 주님께 내 삶의 주도권을 봉헌하는 것입니다. 그럼 주님께서 우리를 통해 당신의 영광이 드러나게 해주실 것입니다. 이번 한주를 보내며 내가 주님보다 앞서 가려는 마음이 들 때 주님께 그 마음을 봉헌 하며 나병환자의 고백처럼. “스승님께서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고백을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주님께서는 우리의 소란스런 마음을 잠재워 주시며 이 말씀으로 치유해 주실 것입니다.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