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모세오경 전반에 대한 강의를 이어갑니다.
모세오경을 읽기에 앞서 무엇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하는지 살펴봅니다.
1. 모세오경
모세오경은 창세기, 탈출기, 레위기, 신명기, 민수기 등 총 5권으로, 세상창조로 시작해 이스라엘이 이집트로 가고, 또 탈출해 가나안 땅으로 돌아올 때까지를 이야기체로 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모세오경(유다교에서는 '토라')은 유다교 백성들의 근원이며, 하느님의 주신 율법이 기록된 가장 중요한 경전입니다.
2. '인간이 걸어가야 할 도리'인 모세오경(토라)
모세오경에는 크게 세 가지 법전, '계약의 책', '사제법전', '신명기 법전'이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토라는 법 조항의 의미라기 보다는, "인간이 걸어가야할 길과 도리", "지켜야할 윤리와 도덕"이라는 보다 폭넓은 의미입니다.
3. 창세기
유다교에서는 경전의 첫 구절을 따서 'Bereshit(한 처음에)' 이라고 부르고, 그리스도교는 '발생, 기원, 족보'의 의미를 가진 'Genesis'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창세기'라고 번역했습니다.
창세기는 크게, 인간이 역사를 기록하기 전의 일을 담은 '원역사(창세 1장~11장)'와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 요셉 등 이스라엘 '성조사(창세 12장~50장)'으로 나뉩니다.
3. 창세기는 어떻게 작성되었나?
창세기는 모세가 태어나기 전인데도 모세오경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창세기가 갖는 신학적인, 문학적인 가치는 무엇일까요?
우선 창세기는 모세오경에서 제일 먼저 등장하지만 문헌학적으로 살펴볼 때 모세오경의 핵심인 탈출기보다 후대에 편성된 책입니다.
이스라엘(북이스라엘, 남유다)이 완전히 멸망하면서, 하느님은 유다의 신이 아니라, 이 세상의 유일한 신이라는 신념이 생겨나게 되었고, 따라서 그렇다면 세상이 어떻게 창조되었고, 많은 민족 가운데 왜 이스라엘이 하느님께 선택되었는지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창세기가 기록되었다는 것입니다. (모세 - 아브라함 - 노아 - 아담)
4. 창세기의 저자는?
성서학의 발달과 함께 창세기의 저자는 모세가 아니라, 오랜 시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작성된 작품이며 여러 전승(야훼계, 엘로힘계, 제관계 등)이 결합된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창세기 내용에는 내용적으로 서로 충돌하는 구절도 많지만, 고대의 구약성경 편집자들은 이를 매끈하게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옮겨두었습니다.
5. 세 가지 창조 이야기
창세기에 등장하는 창조 이야기는 하나가 아닙니다.
성서학자들은 이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고 있습니다.
1) 엘로힘의 창조 (창세 1, 2-2.4) : 북 이스라엘의 전통 / 사제계 전승(P)
2) 야훼의 창조 (창세 2, 4-25) : 남 유다의 전통 / 야훼계 전승(J)
3) 노아의 방주 (창세 6장~9장) : 고대 근동의 설화
다음 주 이 시간에는 첫 번째 창조이야기(7일간의 창조)가 이어집니다.
많은 관심과 시청 바랍니다.
6. 기타
- 율법에 등장하는 '동태복수(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잔인한 것인가?
-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하느님에 대한 호칭은?
- 내재적 신관? 초월적 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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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고 어려운 구약의 말씀이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최승정 베네딕토 신부(서울대교구)가 해박한 역사와 문화 지식을 바탕으로 구약에 담긴 상세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구약에 담긴 하느님의 뜻을 오늘날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함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