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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씀
로마 3,21-30; 루카 11,47-54 /
강론 전문
지식의 열쇠 사용설명서
권력은 사람들이 모여 살거나 일하는 공동체의 질서를 이루는 힘이고, 지식은 개인이나 집단이 이룬 공동체의 질서 안에서 구현해야 할 공동선의 가치와 이를 기반으로 하느님께 나아가기 위한 최고선의 가치를 밝혀내는 이성적인 힘입니다. 사람들이 어떠한 질서를 이루는지에 따라서 권력의 형태와 수준이 결정되고, 공동선과 최고선의 가치를 어떻게 밝혀내는지에 따라서 지식의 형태와 수준이 결정됩니다. 인류 역사에서 권력과 지식은 온갖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경험과 지혜를 모아서 현재와 같은 문명을 이루어냈습니다. 그 문명의 요체는 권력으로는 민주주의적 질서가 최상이요, 현세적 자율성을 견지하면서도 하느님께서 직접 계시하신 진리를 수용한 결과 지식으로는 최고선의 가치란 자유와 평등, 정의와 평화이며 공동선의 가치로는 인간 존엄성을 중심으로 해야 함을 밝혀냈습니다. 자연과학 분야의 지식이든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지식이든 모두 다 이 가치들에서 비롯된 것이며, 또 그 반대로 이 가치들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으로 삼으신 이스라엘이 이집트의 우상숭배적 황제권력과 무신론적 지식에 물들어 있음을 보시고, 이집트에서 탈출시키신 다음에는 모세를 시켜서 해방의 질서로서 십계명을 계시해 주셨습니다. 이 십계명을 중심으로 율법이 형성되어 발달되었습니다. 그런데 바리사이들은 열 가지 계명으로 시작된 율법을 예수님 당시에는 6백여 가지도 넘게 늘려 놓았습니다. 알기도 어렵고 지키기는 더욱 어려운 지경이 되었습니다. 이를 두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불행하여라, 너희 율법 교사들아! 너희가 지식의 열쇠를 치워 버리고서, 너희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또 들어가려는 이들도 막아 버렸기 때문이다”(루카 11,52).
열성적인 바리사이 출신으로서 예수님의 사도가 된 바오로는 이 지식의 목표와 한계를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율법은 죄를 짓지 않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이며, 정작 믿어야 할 것은 세상의 죄마저도 없앨 수 있는 사랑의 진리라고 설파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진리는 책 속에 씌어진 문자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세상에 보내시어 살다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임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런 뜻에서 율법이 아니라 믿음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라고 외쳤던 것입니다. 결국 인간의 지식은 진리를 향해 있으며, 진리는 인간을 하느님께로 나아가게 합니다. 이것이 지식의 열쇠 사용법입니다.
강론 신부 소개
이기우신부-1988년 서울대교구에서 사제로 서품.
명동본당 보좌(1988-1991),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에서 위원장(1991-2006), 해외연수(2006-2010), 신내동 본당(2010-2014) 주임, 중앙보훈병원 원목(2016) 등으로 일하다가 지금은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에 파견되어 거주사제로 지냄(2017~현재).
다음 사이트에 카페 '협동조합 가톨릭 사회교리 연구소 'http://cafe.daum.net/coop-csti 운영 중.
'믿나이다', '행복하여라', '서로 사랑하여라' 등 가톨릭 교리 해설서, '세상의 빛'(가톨릭 사회교리 해설서), '예수는 누구인가'(마르코 복음의 주해와 묵상), '교회는 누구인가'(마태오 복음 주해 및 묵상), '복음화'(루카 복음 주해와 묵상) 등 복음서의 주해와 묵상서 출판.
현재 '영원한 생명의 파스카'(요한 복음 주해 및 묵상서) 집필 중.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 졸업, 가톨릭 신학대학 대학원 졸업, 조직신학 석사(교회론 전공), 박사과정 수료(사회교리 전공). 파리 가톨릭대학 신학 연수.
협동조합 가톨릭 사회교리연구소
http://cafe.daum.net/coop-csti
가톨릭신문 기사
https://m.catholictimes.org/mobile/article_view.php?aid=30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