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본 것을"이라고 번역된 그리스말 ὅραμα (호라마)는 "환시"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마태 17,9)라고 번역된 예수님의 말씀을 직역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환시를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제자들이 환시를 보았다는 것은 단순히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미리 본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자들이 본 것은 예수님의 실재 모습과 그분께서 하느님 나라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계실지를 함께 본 것입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기 전에, 곧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체험하기 전에, 종말 때에 있을 하느님 나라와 하느님 나라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미리 보게 된 것입니다.
예루살렘으로 가기 전에 예수님께서는 "종말 때" 보게 될 "하느님 나라"의 모습과 "예수님의 진짜 모습"을 제자들에게 보여주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을 죽음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것이 절망으로 바뀌고 예수님께 대한 믿음이 뿌리째 흔들리는 바로 그 순간에 오늘 체험한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은 제자들 가슴 안에 깊이 남아 그들을 지켜주는 힘이 될 것입니다.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는 이런 예수님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는 미사 때마다 계속해서 반복됩니다. 우리가 봉헌하는 미사는 천상 전례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미사가 시작 될 때, 천국 문이 열리고 하느님께서는 독서자들의 입을 통해 당신의 말씀을 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사제를 통해 당신의 거룩한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십니다. 미사는 천상 전례에서 이루어질 모습을 담고 있으며, 세상 안에서 겪게 될 절망적인 순간과 믿음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순간마다 우리들을 지켜주고 싶은 하느님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하루 미사 안에서 하느님의 거룩한 신비를 체험할 수 있도록 우리의 발걸음을 성당으로 향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