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오경의 네 번째 책 민수기입니다. 민수기는 말 그대로 백성들의 숫자를 센다는 뜻인데 그것은 전쟁 준비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시나이산 계약을 통해 하느님 백성으로 태어났고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율법 교육까지 받은 이스라엘 백성들입니다. 이제 곧 가나안 민족들과의 일전을 앞둔 상황에서, 하느님을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위한 영적인 대오를 갖춘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서부터 갖가지 문제점들이 터져 나오면서 결국 열흘길이 40년이 되었습니다. 약속의 땅에 이르는 과정 자체가 시험과 시련의 연속이었고, 그러한 담금질을 통해 순도높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순종이 생겨납니다. 그런 의미로 민수기는 비록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났지만 아직 하느님 나라에 완전히 이르지 못한 우리들의 이야기이고, 하느님의 뜻과 세상의 유혹들 사이에서 힘겨운 영적 싸움을 하고 있는 신앙인들의 이야기이며, 또한 천국을 향한 가시밭 순례길을 걸어가는 지상 교회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