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시간에 들려드릴 이야기들은 맑은 영혼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 자신입니다!
2002년 여름 경북 고령에 위치한 국제재활원에서 사회복지실습을 하며 몸이
불편한 장애인 친구들과의 만남을 통해 사랑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는 걸
다시 깨닫는 소중한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걷지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고,
손가락만 겨우 움직이며 휠체어에 온몸을 맡기며 사는 소녀 수산나가 정작 자기 자신이
아닌 타인을 위해 자장가를 불러주었다는 것이 정말이지,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웠습니다! 그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이 친구들이 진짜 복덩이구나!”
우리가 살다보면 삶이 고달프고, 앞이 보이지 않는 나날도 있습니다.
상처와 우울감으로 마음의 문을 닫고 세상을 원망하며 관계를 단절할 때도 있습니다.
그 때 수산나가 그랬던 것처럼 예수님께서 다가와 지친 우리들의 영혼이 쉴 수 있도록
자장가를 불러주십니다.
로마에서 공부할 때 알게 된 멕시코 출신 빅토르 후고 신부와의 인연으로
2018년 방문한 멕시코 과달루페 성모발현성지,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멕시코시티 현지
성당에서 봉헌한 첫 토요일 신심미사. 친구인 ‘빅토르 후고’신부와 함께 한
미사를 통해 다시 듣게 된 성모님의 말씀
“NO ESTOY AQUÍ YO, QUE SOY TU MADRE?” “너의 어머니인 내가 여기 있지 않느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겪고 계시는 교우님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두려워 말라. 너의 어머니인 내가 여기 있지 않느냐?”
2010년 겨울 성 라자로 마을 성당에서 한센병 환자들과 새벽미사를 하던 날
영성체를 할 때 손가락이 없는 뭉뚝한 손목에 성체를 올려놓은 순간 들려오던 소리
“맑아서, 맑아서” “그 영혼이 맑아서, 맑아서”
미사 중, 영성체 분배를 하다 보면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봅니다.
어린아이의 고사리 같은 작은 손에 성체를 올리면 손안이 가득찹니다.
그 작디작은 손에 하느님이 담기십니다. 왜? 그 영혼이 맑아서...
삶의 흔적들이 가득한 영성체를 하는 신자들의 손 일터와 가정에서 바쁘게 사는
중에도 주일 미사에 와서 성체를 모시려는 교우의 마음이 얼마나 갸륵합니까?
잘려나간 손이든, 구부러진 손이든, 더러운 손이든, 작은 손이든 그 위로 하느님이 담겨 오십니다.
세상을 창조하고 우주 질서를 섭리한 하느님께서 그 작고 여린 손 위에 머무르십니다.
왜? 우리 각자의 영혼이 맑아서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느님을 흔들 수 있는 영혼의 소유자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