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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1일(목)-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전대사 수여 교황 강복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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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썸네일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Waegwan Abbey
구독자: 10900  조회수: 816회  유튜브등록일: 2026-01-02
2026년 1월 1일 오전 10시 30분
주례: 박 블라시오 아빠스

http://osb.kr (수도원)
https://ap.hyosungcmsplus.co.kr/external/simple/simpleRegisterBroker?custId=benedictwg (선교 후원)
수도원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면?
https://naver.me/F6lTOp4R (네이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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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도입말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모든 분들께 주님의 평화와 사랑의 은총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오늘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경축하며 2026년 한 해를 시작하는데, 오늘 미사 말미에 전대사를 수여하는 교황 강복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올 한 해도 우리와 함께 하시는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에 더 다가가도록 기도하면서, 이 거룩한 신비를 합당하게 거행하기 위하여 우리의 잘못들을 반성합시다.

강론
성탄의 신비가 절정에 달하는 이 팔일 축제의 마지막 날, 우리는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지내며 새로운 한 해를 주님께 봉헌합니다. 우리는 어제, 한 해의 마지막 미사에서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Ἐν ἀρχῇ ἦν ὁ Λόγος).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였다…” 이렇게 시작하는 요한 복음의 장엄한 서문을 묵상했습니다. ‘로고스 찬가’라고도 불리는 구절들입니다.

영원 속에서 하느님과 함께 계시던 그 ‘로고스’, ‘말씀’은 어제의 마지막 날을 지나 오늘의 새로운 시작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ἐσκήνωσεν)”는 표현은 다르게 표현하면,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텐트를 치셨다’’라는 말로 직역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선포는 오늘 성모 마리아라는 구체적인 여인의 응답을 통해서 완성됨을 우리는 봅니다. 영원한 말씀이신 구세주께서 시간 속으로, 무한하신 분이 유한한 인간의 몸속으로 들어오신 이 신비는 우리가 맞이할 2026년의 모든 순간이 이미 하느님의 거룩함 안에 머물고 있음을 보증합니다.

오늘 우리가 성모님께 드리는 ‘천주의 성모’, ‘하느님의 거룩하신 어머니’, ‘테오토코스(Θεοτόκος,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칭호는 성모님께 드리는 단순한 명예가 아니라,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론의 핵심을 표현하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마리아가 ‘예수를 낳았다’는 말 보다 ‘하느님을 낳으셨다’는 이 고백은, 성모님의 태중에 계셨던 분이 참 하느님이시며 동시에 참 ‘인간’이심을 확증하는 신앙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성모님은 자신의 몸이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이 결합되는 장소가 되었으며, 성모님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다가 오시는 통로가 되셨습니다.

성모님은 자신에게 벌어진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고 오늘 복음이 전하고 있습니다.(루카 2,19). ‘곰곰히 되새겼다’(심발루사, συμβάλλουσα)는 그 표현에서 알려 주듯이, 성모님께서는 우리에게, 삶의 조각들을 마음속에 모아 하느님의 뜻으로 엮어내는 신앙의 태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새해에 우리에게 닥칠 기쁜 일과 슬픈 일 모두를, 성모님처럼 마음속에 간직하고 묵상할 때, 우리 역시 우리 삶의 자리에서 그리스도를 낳는 ‘작은 테오토코스’가 될 수 있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매년 1월 1일을 ‘세계 평화의 날’로 지냅니다. 올해 제59차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레오 14세 교황님께서는 ‘무기를 내려놓으며 무기를 내려놓게 하는 평화’라는 주제로 말씀하십니다. ‘선은 무기를 내려놓게 합니다. 아마도 이것이 하느님께서 어린아이가 되신 이유일 것입니다… 그 강생의 신비는 젊은 어머니의 태중에서 시작되어 베들레헴의 구유 안에서 드러납니다. 천사들은 ‘땅에서는 평화’라고 노래하며, 무방비 상태이신 하느님의 현존을 알립니다.”(2026.1.1)

교황님께서는 매우 울림 있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십니다. “왜 하느님께서는 굳이 어린아이가 되어 오셨는가?” // 교황님께서는 답하십니다. “선은 무기를 내려놓게 하기 때문입니다.”

무한하신 로고스께서 성모님의 태중에서 연약한 아기가 되신 것은, 세상의 모든 폭력과 교만 앞에서 하느님 스스로가 ‘무방비 상태’가 되심으로써 오히려 세상의 무기를 내려놓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마음과 정신의 완전한 무장 해제”를 강조하십니다. 이것은 오늘 복음이 전하는 성모님의 모습, 곧 사건들을 마음속에 모아 되새기는 영성과도 맞닿아 있습니다(συμβάλλουσα, 심발루사).

우리 마음 안에 미움의 무기, 불신의 칼날이 서 있을 때 평화는 머물 자리가 없습니다. 성모님처럼 하느님의 섭리를 신뢰하며 마음의 무기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주님의 ‘얼굴’이 우리를 비추실 것입니다. 평화는 히브리어로 ‘샬롬(שָׁלוֹם)’입니다. 이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하느님과의 관계가 올바르게 정립되어 누리는 ‘충만한 온전함’을 의미합니다. 민수기의 축복 기도처럼 주님께서 그 ‘얼굴’을 우리에게 비추실 때, 비로소 이 땅에 참된 샬롬이 임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2025년을 보내고 2026년이라는 새로운 시간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성탄 팔일 축제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말씀’을 품으신 성모님을 봅니다. 오늘 제1독서, 민수기의 축복처럼,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복을 내리시고 여러분을 지켜 주시며, 당신 얼굴을 비추시어 평화를 주시기를 빕니다. 성모 마리아의 전구와 함께, 우리 가운데 ‘텐트를 치신’ 임마누엘 하느님과 동행하는 복된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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