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대신 실을 꿰었지 실은 허공과 바늘의 경계를
자꾸 뭉그적거릴 뿐 바늘구멍을 시원하게 통화하지 못했어.
도대체 얼마나 작기에 이렇게 얇은 실 하나가 통과 못 하나 싶어
바늘구멍을 들여다보았지.
실을 꿸수록 작은 구멍이 더 작아지는 것 같았는데 한쪽 눈 질끈 감고
들여다본 바늘구멍 안으로 우리 집 커다란 서랍장 하나가 들어오는 게
아니겠어.
내가 다가갈수록 쇠의 구멍은 점점 커다래지고 온 집 안이 구멍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어.
허공과 구멍 속 세상이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문득 내가 보는 세상이
바늘구멍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너무 작아서 무엇도 담지 못한 내 세상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사실은
세상을 다 품고 있는 게 아닐까.
신지영 시인의 ‘바늘 구멍 속의 세상’이란 시입니다.
군종 신부로서 과거 미처 알지 못했던 군이라는 세상을 새롭게
경험해보고 있습니다.
군종 신부가 아니더라도 저처럼 군 안에서 비슷한 경험을 하고 계신
분들이 어딘가에 계시겠죠?
작은 줄 알았는데 너무나도 큰, 군이라는 세상을 말입니다.
많은 것들을 품고 있는 군대 안에서 애쓰고 계신 군인 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평화의 주님,
오늘도 조국을 지키고
정의와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군인들을 굽어보시어
어려움을 이겨 내는 굳건한 힘과 용기를 주소서.
주님의 자녀들은
복음에 따라 더욱 충실히 살아가게 하시고
아직 주님을 모르는 군인들에게는
주님의 자녀가 되는 은총을 주소서.
또한 군종 사제들은 굳건한 믿음과 열정으로
군인들을 보살피게 하시고
저희는 열심히 기도하고 후원하여
군의 복음화에 이바지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