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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씀
요엘 1,13-2,1; 루카 11,15-26 /
강론원고(전문)
시온에서 뿔 나팔을 불어라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백성들에게 선포하시면서, 하느님과 대적하는 마귀의 권세에 눌려 고통받는 이들을 치유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런 예수님을 두고 바리사이들은 군중 가운데에 숨어서 비난하기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비난의 어조가 몹시 고약했습니다. “저자는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루카 11,15)거나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보여달라”(루카 11,16)고 요구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의 정체성을 영적으로 공격한 것이고, 이는 군사용어로 말하자면 선전포고와 다름없었습니다.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이고 마귀에 들렸다고 중상모략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작 하느님보다는 마귀에 더 가까운 자들이 예수님께서 마귀 권세에 눌려 살던 이들을 되찾아 오시는 일을 맹비난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그 일이 저들에게 치명적이었고 하느님 나라에는 그만큼 중요한 일이었다는 뜻이 됩니다.
그래서 요엘은 이스라엘에 들이닥친 메뚜기 재앙에 괴로워하는 백성들에게, 이 재앙 때문이 아니라 이 재앙보다 더 큰 사건 즉 메시아 도래에 대해 관심을 가지라고 촉구합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그래서 메시아의 도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이 닥치리라는 경고입니다. 그래서 단식을 선포하고 거룩한 집회를 소집하라고 촉구하였습니다. 나중에 성령께서 강림하셨을 때 사도 베드로는 요엘 예언자의 이 경고를 상기시키면서 백성 가운데 아나빔들에게 신앙을 일깨웠습니다. 성령 강림이야말로 주님의 오심이었으므로, 베드로는 ‘마음을 찢은 참회’(요엘 2,13)를 통하여 주님의 영을 가득히 받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하였습니다(요엘 3,1; 사도 2,17-21). 이때는 “시온에서 뿔 나팔을 불고, 하느님의 거룩한 산에서 경보를 울려야”(요엘 2,1) 할 때입니다. 이 소리는 바야흐로 전투가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는 것으로서, 총진군하여 적군과 싸우라는 지휘부의 명령입니다.
우리 교회는 백 년 동안의 박해를 겪은 후 이제는 박해받을 걱정 없이 신앙을 증거할 수 있는 선교의 평화 시대를 맞이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시대의 사조를 들여다보면 우리는 아직도 하느님을 대적하는 영적 세력과 전투 중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 적군은 하느님 대신 돈이라는 우상을, 자유와 평등, 정의나 평화 같은 최고선보다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인간 존엄성을 존중하거나 가난한 이들을 배려하는 공동선보다는 자기자신을 숭배하면서 강고한 카르텔을 지켜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적군에 대항하여 전투를 시작하라고 지금 성령께서 울리시는 뿔 나팔 경보가 울리고 있다는 것이 오늘 미사의 말씀입니다.
강론 신부 소개
이기우신부-1988년 서울대교구에서 사제로 서품.
명동본당 보좌(1988-1991),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에서 위원장(1991-2006), 해외연수(2006-2010), 신내동 본당(2010-2014) 주임, 중앙보훈병원 원목(2016) 등으로 일하다가 지금은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에 파견되어 거주사제로 지냄(2017~현재).
다음 사이트에 카페 '협동조합 가톨릭 사회교리 연구소 'http://cafe.daum.net/coop-csti 운영 중.
'믿나이다', '행복하여라', '서로 사랑하여라' 등 가톨릭 교리 해설서, '세상의 빛'(가톨릭 사회교리 해설서), '예수는 누구인가'(마르코 복음의 주해와 묵상), '교회는 누구인가'(마태오 복음 주해 및 묵상), '복음화'(루카 복음 주해와 묵상) 등 복음서의 주해와 묵상서 출판.
현재 '영원한 생명의 파스카'(요한 복음 주해 및 묵상서) 집필 중.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 졸업, 가톨릭 신학대학 대학원 졸업, 조직신학 석사(교회론 전공), 박사과정 수료(사회교리 전공). 파리 가톨릭대학 신학 연수.
협동조합 가톨릭 사회교리연구소
http://cafe.daum.net/coop-csti
가톨릭신문 기사
https://m.catholictimes.org/mobile/article_view.php?aid=30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