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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유채널72]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노래와 우쿨렐레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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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4020  조회수: 1231회  유튜브등록일: 2020-12-23
2020년 12월 24일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작은형제회 (프란치스코회)
오상선바오로 신부님



오늘 미사의 말씀은 하늘을 쪼개고 내려오신 구원자를 우리에게 보여 주십니다.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칩니다."(이사 9,1)
먼저 제1독서에서 예언자는 주님께서 오시는 의미를 알려 줍니다. 오신 분은 "빛"이십니다. 인류는 죄와 악과 약함이라는 어둠에 짓눌려 살아왔지요. 이스라엘 백성은 그런 인류를 대변합니다. 우리 역시 그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암흑과 같은 어둠 속에 빛이 새어듭니다. 어쩌면 어둠은 실체라기보다 빛의 부재일 것이니, 빛은 아무리 작아도 어둠을 밀어냅니다. 빛이 있는 한 어둠은 힘을 쓰지 못합니다.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그 빛의 목적을 설명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하느님의 은총이 나타났습니다."(티토 2,11)
그 빛은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당신 백성을 구원으로 이끄는 무상의 선물이지요. 먼 옛날 성조에게 약속하신 계약과 축복이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구원과 이어집니다.

복음은 주님의 성탄 이야기를 다룹니다.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루카 2,7)
"들에 살면서 밤에도 양 떼를 지키는 목자들"(루카 2,8)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루카 2,12)

오늘의 복음이 제게 건네신 이 세 구절이 한 단어로 읽힙니다. 바로 "가난"이라는 말씀입니다.

임신한 여인이 자기를 받아 줄 안정적이고 정갈한 방 한 칸 구할 수 없는 여행 중에 몸을 푼다는 것은 참 난감한 일입니다. 당사자인 여성뿐 아니라 동행하는 보호자에게도 당혹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지요. 오로지 타인의 호의에 기대어 산모와 아기의 생명을 내맡겨야 합니다. 온전히 주님께 의탁하는 가난의 상황입니다.

밤에도 양 떼를 지키며 들에서 지낸다는 건 목자들이 늘 위험에 노출된 불안정하고 험한 일을 하는 가난한 존재들임을 가리킵니다. 광야에는 목자와 양들 뿐만 아니라 거친 날씨와 맹수와 도둑까지 공존하니까요. 그들에게는 맡겨진 양들의 안위가 우아한 교양이나 청결, 율법의 준수보다 앞설 것입니다.

갓 태어난 연약한 아기가 짐승의 여물 통 안에 눕혀집니다. 부모가 여행 중이었고, 해산할 방도 제대로 구하지 못했으니 어쩔 수 없었겠지요. 그나마 한데가 아니라 마구간이라도 구했으니 다행이다 싶은 상황이었을까요. 아기로 오신 주님은 이렇듯 가장 가난한 현실 안으로 들어오십니다.

주님은 가장 가난하고 비천한 이들도 서슴없이 다가갈 수 있는 곳에 당신을 놓으셨습니다. "빛"이 지금 삶의 무게에 짓눌려 울고 있는 이들 안으로 들어오신 것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죄와 약함으로 삐걱대는 인간의 실존에서 우리를 일으켜 세우려 오신 것이지요.

우리의 가난이 그분을 알아봅니다 그리고 그분의 가난이 우리를 환대하지요. 인류의 대다수가 재물과 권력을 욕망하고 탐하는 현세를 살아가는데, 그중에서 삶의 밑바닥에 더 가깝다는 건, 주님의 현존과 가장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뜻도 됩니다. 주님은 탄생부터 마지막 죽음의 자리까지 삶의 끝자리를 마다하지 않으셨으니까요. '여기가 끝인가 보다.' 싶어도 정신을 차리고 보면 주님께서 우리보다 더 아래, 더 끝에 계십니다.

성탄은 가난을 예찬하는 서곡입니다. 그 안에 하느님의 사랑에 찬 비움이 담겼기 때문이지요. 이렇듯 가난은 주님의 탄생을 통해 존엄성을 얻습니다. 훗날 고통마저도 주님의 죽음으로 존엄성을 얻게 되듯이 말입니다.

우리에게 오신 빛을 알아보고, 하느님의 은총이신 분께 주저없이 달려갈 수 있는 우리의 부족함과 비천함에 오히려 감사합시다. 주님은 바로 이 가난을 구원하러, 가장 가난한 이 되어 오셨고 그렇게 죽으셨습니다.

오늘 밤 우리는 각자의 집, 가정 교회 안에서 비대면으로 미사에 참례하며 아기 예수님을 맞이할 겁니다. 내외적 어둠의 현실 안에서 얼마나 간절히 주님을 기다려왔는지요! 오늘만큼은, 주님께 더 가까이 가라고 우리에게 지워진 약하고 허술한 가난의 실체와 상처와 훈장들을 토닥토닥 다독여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가난에 주님의 빛이 더해지면, 주님과 더 뜨겁게 사랑하고 일치하는 선물이 된답니다.

사랑하는 벗님! 가난으로 오시는 주님을 소박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맞이하시는 여러분 모두를 축복합니다. 주님의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주님 은총 가득한 축제 되시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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