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에서 라인강변을 따라 40여 분을 달리다 보면 아담한 마을 뤼데스하임이 나옵니다. 독일 화이트 와인의 대표 품종인 리즐링의 주산지답게 그림같이 와인밭이 펼쳐져 있고, 그 뒤로 해발 220미터의 언덕이 보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언덕에 오르면 가장 높은 곳에 니더발트 기념비가 우뚝 서 있습니다. 프로이센-프랑스 전쟁(1870-1871)에서 프로이센이 승리한 것을 기념해 세워진 전승기념탑입니다. 프로이센은 이 전쟁의 승리로 통일 독일을 인정받고 독일제국을 선포하였으니, 기념탑 위에 서 있는 게르마니아 여신상의 시선이 라인강 저편 프랑스를 향해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니겠지요. 여신상의 시선을 따라 강 건너 끝없이 펼쳐진 대지를 내려다 볼때면 매번 가슴이 시원해집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이 풍경에 언덕에 올라 넋을 놓고 있다가 놓치는 것이 있으니, 다름 아닌 전망대를 등지고 동쪽으로 30분만 걸으면 닿을 수 있는 힐데가르트 수도원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천 년 전에 이 땅에 살았던 힐데가르트 성녀의 이름을 가진 수도원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지금부터 힐데가르트 성녀를 만나러 수도원으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자세한 내용은 생활성서 2024년 3월호, 유럽신앙유산답사기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