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제주교구 성금요일 십자가의 길은, 제주 4.3사건 75주년을 기억하며 '동백꽃 실어 하늘로' 라는 이름으로 준비하였습니다.
[주최 : 천주교 제주교구(교구장 문창우 비오 주교)]
[주관 : 청소년사목위원회(위원장 이승협 다니엘 신부), 문화복음공동체 이솔라 디 빠체(대표 김연정)]
"동백꽃 실어 하늘로(작/연출 김연정 유스티나)"는 예수님의 수난과 희생, 십자가를 통한 구원의 여정과 함께, 75년 전 희생된 이들의 이야기, 고통의 세월은 견뎌낸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앞으로의 세대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의 소리를 담아내어 아픔을 가진 모든 이들의 이야기를 귀여겨 듣도록 초대합니다.
또한 상처로 닫힌 마음을 열고, '화해와 상생으로 가는 희망의 열쇠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라는 신앙적 의미가 춤과 노래, 연극으로 표현됩니다.
2008년 시작해 매년 성금요일마다 수난극으로 진행되는 제주교구 십자가의 길은 올해로 16회를 맞았습니다. 해마다 각 시기에 필요한 사회적 주제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의 여정과 연결시켜 진행하는, 제주교구의 특별하고 의미있는 행사입니다. 제주교구 신자들 뿐만 아니라 타교구 신자, 비신자, 지역주민들이 같이 만들어 가는 십자가의 길을 함께 걷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도 3~400명에 달합니다. 가톨릭 신자와 비신자, 제주 지역의 여러 공동체, 문화예술단체가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은 지역사회와 함께하고자 하는 교회의 노력도 담고 있습니다.
그 중 4.3을 주제로 하여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진행한 십자가의 길은 2012, 2013, 2015, 2018년에 이어 올해로 다섯번째 입니다.
['동백꽃 실어 하늘로'에 담긴 이야기]
- 산으로 피신해 좁은 굴에서 서로 식량을 나누어 먹으며 살았던 제주민들의 이야기, 동족상잔의 비극을 끝내고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김익렬 장군과 김달삼의 평화 협상의 이야기, 4.3 희생자의 유족으로서의 견뎌내며 살아온 세월에 대한 인터뷰, 상부의 명령으로 함께 살아온 지역민들을 죽이고 가해자로 낙인찍힌 군인의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 시대의 흐름 속에서 가해자가 된 군인들, 경찰들. 오히려 침묵할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들의 아픈 가슴 속을 들여다 보려고 합니다.
- 평화를 위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노력하고, 서로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바로 신앙인들이 살아가야 할 모습으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