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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에 하늘신은 없다]_주원준박사의 구약성경과 신들_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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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683000  조회수: 34687회  유튜브등록일: 2020-11-06
# 탈신화된 ‘장소’로서의 하늘

-‘하늘’을 뜻하는 히브리어 샤마임은 구약성경에 무려 420번 이상 나오는 단어다. 그런데 거의 대부분 하늘‘신’을 의미하지 않고 ‘공간’을 가리킨다. 구약성경에 하늘이 어떤 신적 존재로 등장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인격적 요소도 제한된다. 이런 하늘관은 분명 탈신화 된 것이다. 수메르 시대부터 고바빌론 시대까지 최고신의 지위를 누려 온 하늘신의 의미는 이스라엘 종교에서는 철저히 탈색되었다.

# 하늘에 계신 하느님

구약성경의 저자는 하늘이 인격화되는 표현을 삼간다. 고대 근동의 종교심을 고려할 때, 인격화된 하늘은 곧장 신격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늘이 말씀하였다’ 대신에 ‘하늘에서 하느님이 말씀하셨다’고 정확히 표현하는 것을 선호한다(느헤 9,13).

유배 이전 본문에서 이렇게 철저히 하늘이 공간으로만 쓰인 것은 당시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놀라운 일이다. 이스라엘은 주변국과 종교적으로 활발히 교류했고,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지속적으로 이스라엘에 영향을 끼쳤다. 그런데 하늘신이 최고신이라는 흔적을 구약성경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고대 이스라엘이 속한 북서셈족 종교 전승의 영향이다. 북서셈어를 사용하는 레반트 지역에서는 기본적으로 하늘신이 최고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탈신화화의 신학적 작업이 비교적 쉬웠을 것이다.

둘째는 구약성경의 저자들이 ‘의식적인 탈신화화’를 수행했던 것이다.
하늘신만을 놓고 보자면, 고대 이스라엘의 신학자들은 자신들의 고유한 야훼 신앙을 지키기 위해 동쪽에서 불어오는 대제국의 영향력을 의식적으로 차단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의도적인 신학적 노력의 주체, 곧 탈신화화 신학을 이끈 사람들은 과연 누구였일까? 우선 신명기계 신학자를 들 수 있다. 그들은 야훼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주변 종교의 영향력을 차단하려고 무척 애를 썼다.

# ‘탈신화화’(脫神話化, Entmythologisierung)

유명한 신약성경학자인 불트만Bultmann이 1920년대에 제시한 개념이다.
불트만은 신약 시대의 세계관이 신화적임을 지적했다. 이런 세계관은 현대의 과학적 세계관과 크게 차이 나므로, 일종의 해석학적 여과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서, 현대인이 오해 없이 성경을 이해하려면 이런 신화의 언어를 벗겨 내서, 곧 ‘탈’脫신화화해서, 그 알맹이를 합리와 과학에 익숙한 현대인의 언어로 설명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신화의 껍질을 탈각하고 해석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학계에 폭넓게 받아들여졌고, 현대의 성서학에서 꼭 가르치고 알아야 할 중요한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고대 이스라엘의 신학자들은 고대 근동 종교의 표상을 탈신화화해서 야훼 신앙으로 소화했음을 볼 것이다. 이를 ‘고대 이스라엘의 탈신화화’와 ‘재신화화’(再神話化, Remythologisierung)라고 부를 수 있다. 이런 탈신화화와 재신화화가 가장 잘 드러나는 본문이 창세기 1장의 창조 이야기다. 큰 나라의 큰 신들을 한낱 피조물로 만들어 그 권위를 추락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이다. 그러므로 이제 하늘‘신’도, 달‘신’도, 태양‘신’도 없다. 야훼 하느님은 단 나흘 만에 대제국의 높으신 신들 대부분을 ‘만드셨다.’ 아무리 그들의 권능이 대단해 보여도 그것들은 오직 피조물일 뿐이다. 고대 근동의 정치·종교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약소국 이스라엘이 ‘감히’ 이런 신학을 천명하는 것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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