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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기 보충수업1] 십계명은 나침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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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썸네일 성경과외 해주는 신부
구독자: 51000  조회수: 24855회  유튜브등록일: 2020-11-15
#성경과외해주는신부 #가톨릭성경
이번 영상에서는 십계명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성경 본문 속에는 우리가 십계명이라고 보통 이야기하는 ‘열 가지 말씀’은 그 내용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관점에 따라서 항목이 11개, 혹은 12개까지도 구분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10가지 항목을 구분해 내는가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현재 가톨릭 교회와 루터교회에서 확정하고 있는 십계명의 분류 방식은 최종적으로는 히포의 주교 아우구스티노가 분류한 방식을 따르고 있지만, 그 기원은 3세기 오리게네스에게까지 올라갑니다. 우선 한가지 전제로 삼아야 할 점은, 심지어 예수님 시대에까지 와서도 구약 십계명에 관한 ‘표준 본문’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당시에는 통일되지 않고 조금씩 서로 다른 여러가지 성서 본문들이 존재했는데, 성경의 저자들은 이러한 전승들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이 다양한 십계명 관련 본문들을 하나로 통일시키지 않은채 모두 경전으로 확정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탈출기에 나오는 십계명과 신명기에 나오는 십계명이 다릅니다. 그리고 신구약 전체에 걸쳐 십계명이 같은 순서 그대로 되풀이 되는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또한 예수님과 바오로 사도 역시 십계명을 자유로운 형태와 순서로 인용합니다.

그래서 이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개신교, 특히 칼뱅파에 속하는 종파들과의 접점을 찾기 어렵습니다. 기준으로 삼는 본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개신교에서 정경으로 삼는 본문은 히브리어로된 마소라 본문입니다. 하지만 히브리어는 그 특성상 문장을 어디서 끊어야 하는지 불분명합니다. 그래서 그걸 끊어 놓은 것이 마소라 본문인데 문제는 예수님과 초대교회 시대에서 사용했던 구약성경 본문(십계명 본문 포함)들은 현재와 같은 형태로 확정되고 고정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소라 본문은 그보다 훨씬 후대에 확정된 것입니다. 심지어 성경에 장,절을 매겨놓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수백년 전에나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히브리어 마소라 본문은 초대교회에서 사용한 구약성경인 희랍어 70인역과도 차이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소라 본문 만을 유일한 기준으로 삼아 탈출기 십계명 본문을 논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십계명의 본문들을 존중하되(여기서 십계명 본문은 탈출기 뿐만 아니라, 신명기 등, 성경에 언급되는 모든 본문 속의 십계명입니다), 문자적인 내용보다 신약의 백성인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계명들의 정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보는가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더이상 구약의 모든 계명들에 구속받는 백성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탈출기 십계명을 주님의 말씀과 계명으로서 당연히 존중하나,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예수님께서 그리 하신 것처럼, 계명 속에 담긴 핵심정신을 사는 것입니다. 실제로 가톨릭 교회에서는 현재도 그것을 양심성찰의 주요 기준으로 삼습니다. 예를들면, 안식일 계명 같은 경우도, 탈출기 본문 문자 그대로 안식일, 즉 토요일이 아니라 우리들의 안식일인 ‘주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계명들이 문자 그대로가 중요하다면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의 신비를 거행하는 주일이 아닌, 토요일 안식일을 지켜야 하고, 그렇다면 더이상 우리는 그리스도교인이 아닌 유다교인이 되는 것이니까요.

다음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2018년 6월 20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 때 하신 교육 내용을 요약한 자료입니다: 우리가 십계명이라고 알고 있는 탈출기 20장의 말씀을 보면, "하느님께서 이 모든 말씀을 하셨다"(1절)로 시작합니다. 즉, 성경은 "이 계명들을 선포하셨다"가 아니라, "이 말씀"이라고 말합니다. 유대인 전통은 십계명을 항상 "열 가지 말씀들"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십계명"이라고 쓰는 단어는 바로 이 것입니다. 그러면 왜 성경 저자는 "십계명"이라고 하지 않고 "열 가지 말씀들"이라는 단어를 사용할까요? 명령과 말씀의 차이입니다. 명령은 대화를 필요로 하지 않는 일방적 통보입니다. 반면, 말씀은 대화처럼 관계의 필수적인 수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계명이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열 가지 말씀" 안에서 말씀하시며, 우리의 대답을 기다리십니다. 명령을 받는 것과 누군가가 우리와 대화하려고 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건 완전히 다른 일입니다. 대화는 진리의 전달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계명들은 대화입니다. 이 차이는 세상 시초에도 발견됩니다. 유혹자, 곧 악마는 남자와 여자를 다음과 같이 속이고 싶어합니다. 곧 하느님께서 그들(인간들)을 당신에게 복종시키기 위해 선악과의 열매를 먹지 말라고 했다는 것을 그들에게 확신시키려 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첫 번째 규칙은 금지하고 강요하는 독재자의 명령입니까, 혹은 자녀들을 돌보고 '자기파괴'로부터 보호해주는 아버지의 배려입니까? 말씀입니까 혹은 명령입니까? 뱀은 사랑의 말씀이 '명령'이라고 믿게 했습니다. 사람은 이러한 갈림길 앞에 서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이것저것을 강요하시는가? 아니면 나를 보살펴 주시는가? 하느님의 계명은 단지 규범인가? 아니면 나를 보살피시기 위한 말씀을 포함하고 있는가? 하느님은 주인인가? 아니면 아버지인가? 하느님께서는 아버지이십니다. 이를 결코 잊지 마십시오. 최악의 상황에서도 우리 모두를 사랑하시는 아버지가 있다는 걸 잊지 마십시오. 우리는 예속된 사람입니까? 아니면 자녀입니까? 우리 내부와 외부의 이 싸움은 지속적으로 발생합니다. 노예 기질과 자녀 기질 사이에서 수 천 번이라도 선택해야 합니다. 명령은 주인으로부터 오고, 말씀은 아버지로부터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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